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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하나 된 강원의 名詩들

◇지난 12일 열린 도립국악관현악단의 제27회 정기공연 모습.

역사적 시인 4명 작품 4개악장 꾸며
도내 경관·사계 아름다움 무대 장식

시공간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언어로 강원도를 그린 인물들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었다.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이 준비한 제27회 정기공연 '강원시선-강원의 시, 악(樂)으로 빚다'가 지난 12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매월당 김시습의 시를 시작으로 애절한 피리 소리와 함께 막을 올린 '1장, 스승을 그리다'는 늦여름 폭우로 물이 불어난 소양강을 바라보며 닿을 길 없는 그리운 이의 소식을 표현했다. 빗소리와 함께 모두가 잠든 밤 더없이 깊어지는 걱정이 아름다운 선율로 되살아났다.

'2장, 신선이 사는 세계'는 강릉 허난설헌의 품속으로 뛰어들어 차마 볼 수 없는 자신의 현실과 꿈 속에서 만큼은 날아오르고픈 의지가 쓸쓸함, 그리고 강렬함으로 재현됐다. 또 무대 뒤편에서 등장해 관객들의 흥을 이끌어 낸 '3장, 돌아간다'는 점차 빨라지는 리듬을 타고 경쾌한 시작을 알렸다. 국악비보이 '율'과 '원주매지농악'의 한판 마당놀이로 풀어낸 무대는 고향 영월로 돌아가는 김삿갓의 들뜬 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어 다시 돌아온 봄을 그린 '4장, 原 LOVE'에서는 겨울을 딛고 또 한 번 피어나는 애정이 관람객들의 품으로 날아들었다. 잔잔한 음악소리 위로 사랑을 안은 만해 한용운의 시 '사랑하는 까닭', 그리고 진심이 담긴 묵직한 음성이 켜켜이 쌓이며 마지막 무대를 찬란히 물들였다.

한편, 이번 공연은 코로나 블루에 지친 강원도 관객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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