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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정민갑의 수요뮤직] 대중음악의 변방은 없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대중음악에도 중심과 변방이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잘 알려진 뮤지션, 인기 있는 뮤지션, 비평가들과 음악 애호가들이 호평하는 음악인들은 중심에 있고, 그 외의 뮤지션들은 변방이라고 생각했나 보다. 좋은 음악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지역을 가리지 않으며, 세대도 가리지 않는다고 강변했으면서 잘 몰랐던 뮤지션들이 좋은 음악을 내놓을 때마다 놀라는 것은 내 안에 중심과 변방의 위계를 나누어 놓았기 때문은 아닐까. 날마다 쏟아지는 수 천 곡의 음악을 다 듣지도 못하면서.

2017년 첫 정규 음반 [우물]을 발표한 후, 3년 만에 두 번째 정규 음반 [물거품]을 내놓은 오조트리오의 음악을 들으며 내가 그은 중심과 변방의 선을 가늠해본다. 그 어리석음을 곱씹어 본다. 오조트리오에 대해 그간 알고 있던 것은 [우물]이라는 음반을 발표했다는 사실과, 내가 그 음반을 지난해에야 들었다는 점 뿐이었다.

오조트리오 멤버들, 왼쪽 기타리스트 오지호, 오른쪽 위 베이시스트 양영호, 오른쪽 아래 드러머 김정훈
오조트리오 멤버들, 왼쪽 기타리스트 오지호, 오른쪽 위 베이시스트 양영호, 오른쪽 아래 드러머 김정훈ⓒ사진 = oZo Music

하지만 올해 10월 발표한 두 번째 음반은 오조트리오의 이름을 더 이상 멀찍이 밀어둘 수 없게 한다. 음반에 담은 음악의 다양함과 깊이 때문이다.

6곡의 연주곡을 담은 정규 2집 [물거품]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과 대립에 대한 주제를” 표현했다. 그런데 노랫말이 없어 오조트리오의 의도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음반에 매혹되는 이유는 음반에 담은 곡들이 모두 제각각의 개성어린 다양함으로 반짝이기 때문이다.

오조트리오는 특정한 어법이나 스타일을 반복하지 않는다. 수록곡들은 번번이 앞선 곡들이 재현해낸 멋스러움을 비켜서며 다른 사운드로 내달린다. 그리고 그 사운드는 서로 다른 연주의 발산과 충돌로 튼실하다. 비트가 다르고 공기가 다르고 사운드의 밀도가 다른 곡들은 긴장감 넘쳤다가 서정적이고, 나른하다가 사이키델릭하다.

곡의 주된 정서를 형성할 때마다 오조트리오의 연주는 상투성을 벗어나 어떤 식으로든 매력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그 순간들은 세 명의 연주자가 교합하며 만들어내는 앙상블의 결과이기도 하고, 홀로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솔로 연주의 결과이기도 하다.

들뜨거나 긴장하거나 편안해지거나 꿈꾸는 듯한 여운을 만들어내는 연주는 번번이 제 역할을 다할 뿐 아니라, 그 여운을 만들고 지속시키는 연주의 순간들을 새롭게 하거나 아름답게 해 탐닉하게 만든다. 그래서 오조트리오의 음반 [물거품]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곡에서 오조트리오가 선보인 연주의 표현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조트리오 정규 2집 '물거품'
오조트리오 정규 2집 '물거품'ⓒ사진 = oZo Music

첫 곡 ‘Code M.’은 모스 부호를 치듯 연주하는 베이스 기타와 사이키델릭하게 휘감는 일렉트릭 기타, 경계 없이 확장하듯 자유로운 드럼 연주로 시작한다. 그리곤 베이스 기타와 드럼의 긴장감과 일렉트릭 기타의 쓸쓸한 아름다움으로 나아갔다가 다시 일렉트릭 기타를 터트리며 현란한 인터플레이를 발산한다. 일렉트릭 기타가 주도하던 곡은 어느새 베이스 기타가 앞장선다. 강렬함과 부드러움, 긴장과 쓸쓸함을 표현하는 연주의 상반된 결이 불화하지 않아 오히려 곡을 싱싱하게 한다.

‘Code M.’이 질주한다면, ‘Song For Michelle’은 침잠한다. 영롱한 멜로디를 앞세운 두 기타 연주와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드러밍이 조화를 이룬 곡은 11분 50초의 긴 시간 동안 편안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변화를 꾸준히 이어간다. 연주는 매끄럽고 서정적이다. 아름답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울림을 구축하기 위해 세 연주자는 함께 전진하고 때때로 제각각 물러선다. 놀랍도록 새롭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식상하지도 않은 여운이 싱그러운 곡이다.

반면 ‘두 번째 날’에선 모든 연주가 나른하게 끈적인다. 오조트리오는 자유로운 연주를 이어가며 재즈다움을 완성하고 음악의 깊이를 채운다. 좀처럼 지루해지지 않는 연주의 호흡이야말로 오조트리오의 음악을 호평하게 되는 이유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오조트리오는 타이틀곡 ‘물거품’에서 사이키델릭하고 강렬한 연주를 이어가면서 트리오 연주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네 곡의 창작곡에 이어 연주하는 스탠다드 곡 ‘Summertime’과 ‘All the things you are’는 깔끔하고 유려하다. 음반의 끝까지 연주는 흐트러지지 않고 이어진다.

이 음반처럼 아직 만나지 못한, 그래서 감동을 확인하지 못한 음악이 얼마나 많을까. 무명이라고, 변방이라고 부르면 안 될 음악은 얼마나 많을까. 오늘 그 중 하나를 겨우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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